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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드는 확장성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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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KNU사업단 조회수27 작성일26-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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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Arnold J. Toynbee)는 저서 『역사의 연구』에서 문명의 발전을 ‘도전과 응전’의 과정으로 설명했다. 문명은 가혹한 환경과 한계라는 도전에 직면했을 때, 이를 극복하려는 창조적 응전을 통해 성장한다는 것이다. 역사에서 인간은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는데서 멈추지 않았다. 대신 그 한계를 넘어설 방법을 만들어냈다. 걷는 속도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자동차를 만들었고, 하늘을 날 수 없다는 한계를 깨기 위해 비행기를 만들었다. 기억의 한계를 넘기 위해 컴퓨터를 만들었으며, 이제는 사고와 판단의 일부까지 수행하는 인공지능(AI) 시대에 들어섰다.

최근 세계 스포츠와 기술 분야에서 나타난 두 가지 장면은 이러한 흐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하나는 인간의 마라톤 2시간 벽 돌파이고, 다른 하나는 인간형 로봇의 장거리 마라톤 완주와 기록 경쟁이다.

2026년 런던마라톤에서 케냐의 사바스티안 사웨(Sabastian Sawe)는 공식 경기 기준 최초로 1시간59분30초를 기록하며 ‘마라톤 2시간 이내 완주’ 시대를 열었다. 이는 단순한 스포츠 기록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마라톤은 인간의 심폐지구력과 근육, 에너지 대사 능력이 극한까지 요구되는 종목이다. 오랫동안 전문가들은 공식 경기에서 인간이 2시간 이내로 풀코스를 완주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고 평가해왔다. 그러나 결국 그 벽은 무너졌다.

흥미로운 점은 이 기록이 단순히 개인의 재능만으로 만들어진 결과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최첨단 카본 플레이트 러닝화, 데이터 기반 페이스 전략, 체온 관리, 스포츠 영양 과학, AI 기반 훈련 분석 기술이 함께 결합된 결과였다. 실제로 스포츠 영양 기업 ‘모르텐’(Maurten)은 선수의 탄수화물 흡수와 근육 피로 제어를 극대화하는 과학적 영양 시스템을 제공하며 기록 달성에 핵심 역할을 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같은 시기 중국 베이징에서는 또 다른 상징적인 장면이 등장했다. 인간형 로봇 ‘라이트닝'(Lightning)이 하프마라톤에서 50분26초를 기록하며 인간 세계기록보다 빠른 속도를 보여준 것이다. 이 로봇은 단순히 빠르게 움직이는 수준이 아니라, 장시간 균형을 유지하고 지형을 인식하며 스스로 달리는 기술을 구현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로봇의 기록은 2시간40분 수준이었지만, 단기간에 기록이 급격히 단축되었다는 점은 로봇 기술의 발전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를 보여준다.

이 두 사건의 의미는, 문명이 지속적으로 한계를 넘어서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상징이다. 더 중요한 것은 기술이 더 이상 인간과 분리된 존재가 아니라는 점이다. 자동차는 인간의 다리를 확장했고, 컴퓨터는 인간의 기억력을 확장했으며, AI는 인간의 사고 능력을 확장하고 있다. 로봇 역시 인간 노동과 이동 능력의 외부 확장 수단으로 기능하기 시작했다. 결국 기술은 인간과 경쟁하는 존재이기 이전에, 인간 능력을 증폭시키는 확장 플랫폼이 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여기서 반드시 고민해야 할 지점도 있다. 기계가 인간보다 더 빠르게 달리고, 더 오래 일하며, 더 정확하게 계산하는 시대가 올수록 오히려 인간다움의 가치가 더욱 중요해질 가능성이 크다. 창의성, 공감, 윤리, 상상력, 그리고 방향을 설정하는 능력은 여전히 인간만이 가진 핵심 영역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결국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든다는 것은 인간이 스스로의 한계를 재정의하는 과정이며, 더 넓은 가능성을 향해 끊임없이 자신을 확장해가는 과정이다. 불가능은 고정된 벽이 아니라, 아직 넘어서지 못한 경계일 뿐이다. 인간은 언제나 그 경계 앞에서 새로운 도구를 만들었고, 새로운 길을 열어왔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인간과 기술이 함께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는 또 하나의 문명적 전환점 앞에 서 있다.

이동엽 경북대학교 지식재산융합학과 교수

출처 : 대구일보(https://www.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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